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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전설, 항일 장령 무정 장군의 인생비화
리함
날짜  2017-8-28 8:36:26   조회  342

1943년말, 태항산에서 활동하던 조선동지들 대부분은 집단적으로 연안으로의 전이길에 올랐다. 리화림은 태항산을 출발한 그날이 1943년 12월 30일이라면서 자기의 구술록— 《머나먼 려정》에서 태항산을 떠나던 그날의 소감을 솔직히 터놓았다.

2년나마 생활해온 태항산을 떠날 생각을 하니 모두 섭섭함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는 태항산의 경치에 습관되였고 태항산의 물을 마시는 데 습관되였으며 태항산의 군중들과의 친선의 정이 두터워질 대로 두터워졌다. 태항산의 지휘관들은 그토록 열정적으로 우리의 성장을 관심했고 태항산의 팔로군들은 우리에게 친형제나 다름없었다. 이제 친근하면서도 존경스러운 그들과 작별하자니 정말 서운하기 그지 없었다…

기복을 이룬 태항산의 봉우리는 흰옷으로 단장되였다. 인민들과 장병들이 길가에 줄지어서서 우리를 환송하였다. 눈부신 흰눈은 해빛 아래에서 반짝이고 찬바람에 얼어붙은 길은 거울처럼 반들거렸다. 새 군복을 입고 전신무장한 우리의 대오는 은빛세계에서 굽이쳐 흐르는 시내물처럼 길게 뻗은 산기슭을 따라 뻗어갔다. 우리는 산꼭대기에 올라 뒤를 돌아보며 웨쳤다. “태항산아, 잘 있거라. 우리는 다시 돌아올것이다.”

리화림의 구술록에 따르면 첫패로 연안으로 가는 조선의용군 장병들은 근 200명이고 호송하는 팔로군부대까지 합치면 200여명이 넘어섰다. 대오의 총지휘는 팔로군부대에서 맡고 조선의용군의 지휘는 박효삼(朴孝三)이였다. 태항산에 남은 무정 사령원과 조선의용군 동지들이 첫패로 떠나는 동지들과 뜨거운 작별을 나눴다.

호송에 나선 팔로군부대는 줄곧 앞장에서 나갔다. 첫패로 연안으로의 전이길에 오른 조선 동지들은 팔로군의 호송으로 태항산항일근거지를 벗어나자 낮에는 산이나 민가에서 잠을 자고 밤이면 50킬로메터 강행군길에 나섰다. 태항산근거지가 멀어지면서 철도연선에 다다르자 행군요구는 보다 엄해졌다.

얼마를 걸었을가, 거듭되는 행군 속에서 새해 1944년 1월도 가고 2월도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앞에서 나가던 팔로군부대로부터 큰강이 나타났다는 명령이 전해졌다. 때는 떵떵 얼어붙은 강의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3월초였다. 남전사들은 신을 벗고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리고는 녀전사들을 업고 강을 건네주겠다고 나섰다. 쑥스러워하는 녀전사들을 보며 박효삼 지대장이 ‘핀잔’으로 재촉했다. 이때를 그린 리화림의 구술이 생동히 다가온다.

남성동무들은 우리를 업고 강을 다 건너서도 우리를 내려놓지 않고 그냥 앞으로 가면서 롱담까지 건넸다. 우리가 종주먹으로 잔등을 마구 두드리자 그제야 우리를 내려놓았다. 정률성이 옆에서 빈정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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