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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묻혀 사는 어르신들의 명절…
활기찬 로년, 행복한 동행...
날짜  2016-8-22 8:01:35   조회  511

시골에서 보낼수 있는 나날은 뭔가 달라보인다. 부지런히 심고 거두고, 연두빛이 초록빛으로 바뀌는 순간을 놓치지 않으며 하루를 땀으로 적시면서 사는 소중함이 행복으로 전해올 때가 많다.

물과 바람소리, 딸기와 포도와 살구가 익어가는 모양, 논의 벼자람새… 먹을수 있는 풀과 먹지 못하는 풀들까지 과학적으로 해명하지 못할 수많은 자연현상들을 농민들은 귀신같이 알아낸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자연의 섭리를 실천하는 농민으로 살았고 고운 청춘을 농촌에 바쳤다. 그리고 그들은 로후에도 흙에 산단다.

지난 14일, 이곳 농가들에서 처음으로 펼쳐진 로인절맞이 가무활동. 여기는 연길시 의란진 춘흥촌. 9개 소조 400명이 훨씬 넘는 로인들은 직접 차려입고 참여해 시도 읊고 노래와 춤도 즐겼다. 반듯하게 다듬어놓은 과일남새밭을 병풍으로 삼아 아담한 무대를 앉혔고 로인들은 33도의 고열에 열흘이고 스무날이고 지칠줄 모르는 소박한 농심으로 반복을 거듭해 련습하였단다. 한해를 하루와 같이 흙에 살아온 그들에게 이런 문예활동은 그렇게 한차례 소중한 기회이자 살면서 두고두고 남을 추억거리로 된다.

“연변인민 모주석을 노래하네”, “붉은 해 변강 비추네”, “로년을 잘 보내시라”, “백세인생”, “각설이타령”… 경쾌한 리듬만큼 춤사위 또한 현란하다. 우습강스러운 “각설이타령”은 현장을 흥분의 도가니속으로 몰아넣기도 했다.

 

 

“나는 평생 한번도 이런 무대에 오른적 없소. 소처럼 일만 했지. 종목도 낮에는 일하고 저녁시간을 리용해 련습했소. 이번을 통해 이웃간의 관계도 더욱 깊어졌소. 또 여기는 조선족동네여서 얼마나 살기 좋고 인심 좋은지 모른다오…” 춘흥촌으로 시집온지 곧 40년이 되여간다는 박할머니는 이런 문예활동이 생활을 다채롭게 한다며 즐거워했다.

“풍부한 물산, 친자연 생태환경, 후더운 사람들 그리고 기업 ‘옛마을’이 들어선 곳이 바로 춘흥촌이오. 나는 낮에는 ‘옛마을’에서 일하고 밤에는 가무를 즐기지. 이러한 농촌가무활동이 한겨울에 펼쳐진대도 우리는 무조건 참가할것이오, 하하…” 연길에서 일찍 퇴직하고 로년을 촌흥촌에 귀농하여 뜻깊은 제2인생을 보내고있다는 우할머니의 얘기다.

“현재 촌마다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독거로인 현상에 비추어 촌 로인들의 문화생활을 풍부히 함과 동시에 로인들의 심신에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로년을 잘 보내시라는 의미에서 본 문체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로인은 사회의 귀중한 재부이며 독특한 경험우세와 위망우세를 갖고있지요. 그들이 ‘늙어서도 락을 느낄수 있도록’ 긍정적에너지를 최대한으로 발휘하게끔 도와야죠!” 춘흥촌 신경혁서기의 말이다.

그제날 밭에서 담배 피며 김매던 어르신도, 종일 산에서 소를 방목하던 로인도, 겨울날 석탄재를 나르던 뒤방늙은이도 어쩌면 모두가 땅을 걸구고 지키는 질박한 농심의 대변자들이다. 세월의 흐름속에 겉모습은 하나둘 달라져가지만 흙과 같이 숨쉬며 살아가는 일상은 늙고젊고를 불문하고 다 똑같은 마음이다. 겉은 주름져가고 하루에도 몇번씩 깜빡거리며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사 자체가 그렇지 않은가.

다시, 무대에 선 그들이 환호하는 장면이 보인다. 그 모습은 마치 먼지가 조금 낀 LED전광판에서 흘러나오는 늦은 봄의 왈츠 같다. 그들의 마음과 열정이 봄처럼 신선했다. 저마끔 자신에게 주어진 봄날을 다같이 열정적으로 잘살아가자는 동행, 거짓말 모르는 흙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 그들의 하루에 타오르는 붉은 노을이 비꼈다.

류설화 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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