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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연의 노래
박동빈
날짜  2018-1-11 14:27:05   조회  109

2010년 나는 우연한 기회로 영구에서 유람선을 타고 한국으로 가게 되였다. 난생 처음으로 유람선에서 긴 려정을 하며 바다를 보게 되니 자연히 여느때와 달리 흥분에 젖어들었다. 항상 비행기로 출국을 했기에 유람선을 타고가는 느낌은 꼭 다를 것이라 생각하면서 들뜬 마음을 걷잡다가 해질 무렵에야 유람선에 올랐다.

나는 자리를 잡기 바쁘게 바다의 락조를 감상하려고 갑판 우로 올라갔다. 고요한 저녁 바다는 저녁노을에 빨갛게 물들어 바다의 해돋이 때처럼 가경을 이루고 있었다. 잔잔하게 각일각 해가 저무는 바다는 그날 따라 유별나게 황홀해 나의 혼을 몽땅 빼앗아갔다.

잔잔한 바다에 물이랑을 지으며 서서히 출항하는 유람선이 항구에서 멀어지자 어디에서 왔는지 벌써 수많은 해연들이 유람선의 뒤꼬리를 따르며 끼욱끼욱 울어댔다. 석양이 해연무리를 비추워 새하얀 해연들은 온통 빨간색으로 변하고 말았다. 창공으로 높이 솟았다가는 다시 아래로 꼰지고 꼰지였다가는 또다시 하늘로 솟구치며 자기들의 생명활력을 과시하며 해연은 자유의 기쁨을 마음껏 토해냈다.

이윽고 바다가 군림하는 밤의 장막 속에 잠기며 오직 파도를 가르는 물결소리와 절주있는 유람선의 동음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리고 앞이 보이지 않는 바다의 하늘가에서 나래치는 해연의 울음소리는 역시 나의 귀 속을 파고든다. 나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유람선 꼬리에서 소용돌이치는 물바래를 바라보며 유람선을 따르는 해연들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추억의 한페지가 머리 속에 서서히 펼쳐졌다.

1996 년, 내가 로씨야의 울라지보스또크에 출장을 갔을 때다. 하루는 로씨야의 친구들과 함께 모처럼 차를 타고 해수욕장으로 놀러갔다. 금모래가 섞인 아름다운 백사장에서 우리는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맞붙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온몸을 해볕에 맡기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모두가 바다의 황홀경에 취하여 한창 흥분에 들떠있을 때 갑자기 수많은 해연들이 사방에서 몰려와 백사장의 창공을 덮었다.

그때도 역시 해연들은 끼욱끼욱 소리를 내며 사람들의 머리 우를 감돌았다. 나는 로씨야사람들처럼 해연의 무리를 향해 빵 부스러기를 뿌려주며 처음으로 해연에 대해 깊은 정을 가지게 되였다. 약삭 빠른 해연들은 빵부스레기를 한쪼각도 놓치지 않고 거의 모두 잽싸게 받아먹었다. 참! 귀엽고 기특한 해연들이였다. 나는 해연은 인류와 떨어질 수 없는 벗으로 인류의 총애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그때부터 알았다.

한창 옛일을 떠올리고 있는데 갑자기 먼 하늘가에서 몇줄기 퍼런 불빛이 일더니 미구에 우뢰가 울며 찬바람이 유람선을 향해 덮쳐왔다. 당금 큰비가 내릴 것 같았다. 나는 온몸이 오싹해남을 느끼며 배머리를 치는 물결소리와 해연의 끼욱끼욱 우는 소리를 머리 속에 남긴 채 침실로 바삐 내려왔다.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으나 도무지 잠이 들 수 없었다. 천둥소리와 비바람소리가 너무도 요란하였기 때문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암흑 속에서 날고 있는 해연들이였다. 그대로 잠 들수가 없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갑판으로 올라갔다.

먹물을 풀어놓은 듯한 시꺼먼 하늘은 광풍을 몰아오며 눈도 뜰 수 없을 정도로 바다와 유람선에 창살 같은 폭우를 미친 듯이 마구 퍼부었다. 그러나 번개가 일 적마다 그 빛을 빌어 얼핏 보이는 수많은 해연들은 의연히 끼욱끼욱 소리를 내며 무슨 사명이라도 지닌 듯 유람선의 꽁무니를 열심히 바짝 따르고 있었다.

“야! 대단하구나.”

나는 해연의 완강한 정신에 탄복했다. 잠간새에 나는 온몸이 흠뻑 젖어 물에 빠진 병아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할 수 없이 침실로 내려와 억지로 잠을 청하는데 다행히 천둥소리가 차츰 멀리로 가고 나도 살며시 꿈나라로 들어갔다. 나는 해연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꿈 속에서도 빵쪼각들을 뿌리고 또 뿌리였다.

자정이 지나 풋잠에서 깨여난 나는 또 비 속에서 날고 있을 해연들이 궁금해났다. 나는 살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걸쳐입고 또다시 갑판우로 올라왔다. 천둥소리는 이미 멎었고 번개와 비바람도 잠잠해졌다. 하늘에선 여느때와 같이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끼욱끼욱 하는 소리를 따라 유람선의 뒤꼬리에 다가간 나는 어둠 속에서 수많은 해연들을 하나하나 찾아보았다. 그때까지도 녀석들은 시꺼먼 창공과 푸른 바다 우를 핥으며 유람선 꽁무니를 계속 따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경의의 눈길로 해연들을 바라보았다. 그 무서운 비바람 속에서도 자기의 몸을 흠뻑 적셔가며 불굴의 투지로 자기의 생명력을 과시하는 그 불요불굴의 정신에 감동되였다. 만약 사람들이 해연의 정신을 본받아 곤난을 박차고 끈덕지게 노력한다면 해내지 못할 일이 또 뭐가 있을가!

이윽고 먼동이 트며 새날이 밝아오기 시작하자 해연들이 누가 부르기라도 한 듯이 하나 둘 갑판 우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는 온밤을 어둠 속에서 날아예느라 지쳤을 해연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가방 속에서 빵주머니를 찾아들고 또다시 갑판 우로 올라갔다. 먼 바다 저 끝에서 붉은해가 솟아오르며 잔잔한 바다물을 피빛으로 물들여 놓아 바다는 한결 아름답고 장엄해졌다.

나는 빵쪼각을 해연의 무리 속으로 뿌리기 시작했다. 몇천리의 로정을 비바람 속에서 날아온 해연들은 저마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갖은 기교를 뽐내며 잘도 받아먹었다. 나는 사랑스러운 해연들의 굳센 정신에 감동되여 흥분된 마음을 못이겨 빵쪼각을 해연의 무리를 향해 뿌리고 또 뿌렸다.

지금도 그때 유람선에서 보았던 해연들을 생각하면 지나온 나의 인생길이 너무도 부끄러운 것 같다. 성과 없는 자기의 인생길을 뉘우치며 오른 촉박한 황혼길이지만 해연의 정신으로 뜻깊게 갈무리하겠다는 생각 뿐이다. 지금도 머리 속에는 사랑스러운 해연의 모습이 항상 그려져있어 어느 때면 또 한번 해연들을 만나볼 수 있을가 하고 그런 기회를 속으로 마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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